뉴오커이자 무용수로 성공하고자 큰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견습생 신세인 27세 프란시스. 가진 것에 비해서 큰 꿈과 허망을 가지며 '외부'에 초점을 두던 그녀는 주소를 옮길 때만다 그녀 '내부'로 맞춰진다.

뉴옥 거리를 천방지축 달리면서 발광하며 표출하는 아픔이 인상에 남는다. 될 수 있을 것 같으면서 되지 못하는 27살 뉴오커 프란시스 모습은 나의 모습이자 우리 모습이다. 실제 뉴옥에도 이곳 서울에도 살고 있을법한 여자 프란시스. 그녀, 그리고 우리 모두를 응원한다. 

아오히! 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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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생의 삶이란 게 그렇다. 공부해도 불안하고 안 하면 더 불안하고. 학점 관리, 대외 활동에 자격증 수집까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주위에는 온통 나보다 잘난 사람만 보인다. 서투른 연애, 힘든 아르바이트까지 뭐 하나 속 썩이지 않는 게 없으면서 앞날은 깜깜하다. 졸업은 다가오는데 취직은 할 수 있을지, 내가 선택한 진로는 옳은 것인지 끊임없이 힌들리며 상처받는 나. 지금 내 어깨에 붙은 '취준생'이라는 단어는 벌써 엄청난 피로와 무게감으로 나의 눈앞을 가린다.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지나친 것들이 많다. 취준생 시절 따위는 후루룩 날려버리고 취업하는 그 순간으로, 나아가 승진하는 날로, 인생을 내 마음대로 눈앞에 볼 수 있다면 과연 행복할까. 영화 <블랙>의 미셸은 우리처럼 보고, 들을 수 없는 존재이다. 가족마저 그녀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티처인 사하이는 끝까지 그녀를 버리지 않았다. 힘든 역경이 눈앞에 있었지만 그녀는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금씩 이겨냈다. 정상인만이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의 문을 두드렸고 수년간의 낙제끝에 졸업을 하게되어 마침내 자기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이 된다.

반면 진정한 블랙은 우리가 가진 편견과 태도이다. 그녀는 우리와 같은 가족, 이웃 그리고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단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이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고 비딱하게 대하고 편견의 선글라스를 끼고 이들을 도와주듯이 대한다. 이런 점에서 장애인이라는 표식은 미셸보다 우리에게 적합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고난 뒤 문득 "나는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일까?" 하고 나 자신에게 물었다. 그 질문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 언제일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지금 바로 이 순간이 행복하다는 것!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대학입학 통보를 받았을 때, 마음을 조리며 여자친구에게 고백했을 대, 오매불망 기다린 배달음식이 도착했을 대. 무엇보다 내 앞에 있는 가족, 친구를 보고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는 것, 푸른 하늘을 보고 다양한 색들의 꽃들을 보고 감삭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이렇게 행복이라는 것이 항상 거대한 폭풍과 같은 크기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는 비밀을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대학생으로 사는 것이 고달프다며 징징대지만, 찬찬히 돌이켜 보면 삶에서 그렇지 않은 때가 없지 않았다. 구구단 때문에, 사춘기가 와서, 중간고사가 코앞이라, 우리는 항상 고달팠다. 밤식빵에서 속살을 살살 긁어내 노오란 밤을 찾아내는 재미처럼 힘든 순간에도 우리가 볼 수 있다는 사실안에서 달달한 행복이 분명히 숨어있다. 앞에 있는 작은 행복을 취업이나 결혼같은 삶의 커다란 이벤트만 찾아다니다 놓쳐 버리기엔 우리의 모든 순간들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이쁘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이다. 다가올 과제와 시험이 벌써 지긋지긋할 것이다. 하지만 삶의 어떤 순간이 지루하다고 해서 그것이 곧 가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내 앞에 있는 사물을 보면서 더욱 넓은 세상을 꿈꿀 수 있고, 교수님이 툭 내뱉은 한마디가 잠들어 있는 심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한다. 취준생의 삶은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는 법. 멀게만 느껴지는 행복도 사실은 지금 바로 우리가 보고 있으며 듣고 있다. 매일 만나는 조그마한 행복과 새삼 눈을 마주치고 처음 만나는 것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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