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

from 소소한 일상 2013.10.29 14:30

         

모래를 실은 바람이 얼굴을 친다.

이곳 사우디는 무더위가 약해지면서 계절이 바뀌는 무렵에 강한 모래바람이 분다. 마치 다가오는 날씨를 질투하듯 세차게 분다. 도로에는 작은 모래조각들이 쌓여가고 괴팍한 사우디 운전자마저 잠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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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보낸 첫 휴일에 대한 푸념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금, 토요일이 휴일이다. 얼마전까지 목, 금요일이었다. 하지만 국왕 한 마디에 휴일이 바뀌었다. 평범하던 토,일 주말이 갑자기 일, 월요일로 바뀐 격. 하지만 회사는 금요일만 휴일이다. 휴일을 맞아 차를 타고 제법 큰 쇼핑물로 향했다. 휴일 전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렸다. 입구로 들어갔다. 하지만 들어가지 못했다. 이곳은 패밀리 존(Zone)이라는 것이다. 여자들이 쓰는 터번 떄문인지 개인이 갈 수 있는 장소와 가족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구분된듯 싶다. 다른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한국 화장품 업체인 페이스샵이었다. 그 안에서 터번을 입고 눈만 보이는 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화장품을 보이는 장면을 보니 진기하면서 재밌었다. 그렇게 우리는 쇼핑몰 구경을 시작했다.

정말 컸다.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평범한 쇼핑물인 줄 알았으나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보였다.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린 니캅(Niqab), 얼굴만 드러내는 히잡(Hijab)을 입은 여성의 눈을 보는 것은 이곳에서 금기이다. 나는 그저 바닥을 쳐다보며 이곳 저곳의 상점을 들렀다. (사진도 함부로 못 찍는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아이쇼핑이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외국인, 특히 이슬람 전통 의상을 입은 여자들을 많이 보니 이제 내가 사우디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우디는 여성 혼자서 운전을 못하고 45세 미만의 여성의 해외여행 금기등 이들에게 많은 제약이 있다. 나는 이들이 어떤 행복을 느끼고 지내는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3-40분을 걷고나니 처음 들어온 장소에 돌아왔다. 

내 숙소는 Safwa라는 지역에 있다. 고속도로 도중에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 주변에는 상점, 음식점 등이 없다. 휴일에 그저 반 강제적으로 숙소에서 잠,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무료한 휴일을 보냈다. 지루한 휴일이기에 다음주부터는 불어 공부, <칼의 노래>필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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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스탬프

from 소소한 일상 2013.09.06 14:30


출입국 검사가 끝내면 쿵!하는 소리가 들린다. 통과되었다는 소리. 여권에는 그 나라만의 스탬프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남달랐다. 이제까지는 간단한 질문, 대답후에 흔적이 새겨졌지만 오늘은 20리얄이라는 스탬프 비용이 필요했다. 다행히 환전을 하였기에 돈을 지불하여 우리는 거침없이 통과를 한 후 픽업을 기다리며 똥을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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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from 소소한 일상 2013.09.04 08:30

출국일이 다음날이지만 나는 무덤덤하다. 뭐 그냥 다녀오지..그렇게 곱창을 먹으면서 하루를 보내니 9월2일, 출국날이다. 다행히 비행기는 저녁비행기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기에 사우디에서 볼 영화를 다운받는다. 영화 선정, 토렌트 검색, 외장하드 이동의 순으로 영화를 옮기다보니 시간이 다가왔다. 꼭 별것 없는거 할 때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 짐은 무엇을 챙겨야 할지 몰라서 전날에 가능한 쑤셔넣었던 캐리어가 부어올라 자신의 무게를 자랑한다. 나는 주섬주섬 캐리어를 들고 M을 만나 버스위에서 작별인사를 나눈다. 인천공항 리무진은 자신의 속도를 뽐내며 달려 나를 인천공항에 데려다 준다. 출국수속을 마치니 이제 내가 떠난다는 느낌이 든다. EK 비행기는 이륙을 위한 속도를 얻을 떄까지 달린다. 아! 아직 나는 떠날 마음이 안되었는데, 젠장! 샤워타월을 놓고왔다 하는 나의 마음은 모르는채 이 녀석은 하늘로 뜨면서 나와 땅을 갈라놓는다. 

3개월간의 사우디 인턴생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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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적 기억이 없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이곳저곳 옮겨다니면서 또래들과 추억을 만들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어렸을 때 기억을 전해줄 사람들, 사진과 같이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줄 물건조차 없기 때문이다. 군것질 삼아 보냈던 도사리 수북한 길가를 떠올리고 싶을 때는 온전히 내 기억력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기억을 하나 꺼내보자. 어렸을 적 아버지가 사우디 공사현장에서 일했던 기억이 난다. 80년대 중동 건설붐이 일어났을 때였다. 아버지가 그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정확하게는 모른다. 단지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사막위에서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찍었던 사진이다. 귀국해서 자동차 수리점을 했으니 그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아버지가 걸었던 길은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는 수학, 과학을 통해 기술을 배우는 이과보다는 언어와 사회를 배우는 문과를 원했었고, 중동은 나와 한참 멀다고 이때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운명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건축공학의 길을 걷고있고, 이번 9월에는 아버지가 일했었던 사우디 TIHAMA 현장으로 3개월간 가게 되었다. 시기도 그때 건설붐처럼 지금 중동은 플랜트붐이 한창이다.

그렇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나는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밟고 있었다. 이번 인턴 기회는 각별하다. 1학기 때 탈락의 고비를 마시다가 들려온 합격소식이라 더욱 특별하다. 마치 마른 땅에 피어나는 꽃처럼 이번 합격은 나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막상 출국날짜가 다가오니 떨린다. 3개월이라는 시간. 짧지만 긴 시간이다.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많이 부딪히고 배우고 올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아버지가 다가와서 말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는 맡을 수 없는 아버지의 땀냄새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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