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평일에 쉬는 날이라 성신여대 쪽 마카롱을 사러 자가용보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를 타니 창문을 통해 펼쳐지는 풍경을 찬찬히 응시할 수 있었다. 이동의 과정을 음미하면서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예측의 과정 없이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것을, 아직 봄기운이 남긴 풍경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굳이 풍경만이 아닌 인간의 감정이 그렇고 삶도 그런 것 같다. 예측하지 못한 것이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 안 좋은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결국 내 앞에 있는 현실인데.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란 영화에서 나온 대사인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열기전 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른다."란 대사처럼 삶이란 달콤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밝은 것만 바라보기에는 너무 작은 인생이다. 선물 포장을 마치고 산딸기 맛 마카롱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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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학 동생 부친상喪 을 듣고 오늘 빈소를 찾았다. 오랜만, 갑작스러운 소식임에도 주변 지인들이 함께 모여 근황을 나눴다. 대화 속에서 혼자서나마 잠시 대학 때 기억을 찬찬히 걸어 올라가는 시간이었다.

오늘 방문이 큰 위로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나 또한 겪었던 경험을 천천히 다시 느껴보고, 슬픔을 달래 줄 따뜻한 말을 조금 느리더라도 나중에 꺼내도 늦지 않을 것이기에.

비가 오고 뜬 해가 반갑게 느껴진 오늘처럼, 그 친구에게도 따뜻한 햇볕이 찾아오길 간절히 바라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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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수사가 만들어낸 홍수를 자유롭게 던지는 천재작가와 그 물결 안에서 본질을 찾아내려는 편집자가 만들어낸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진 문학적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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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이방인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책은 죽음을 중심으로 1부, 2부로 구성되어있다. 주인공 뫼르소는 매사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은폐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재판에서 살인이 아닌 오히려 그동안 했던 '행동'에 초점이 맞춰지고 뫼르소의 행동을 재구성해서 거기 빠져 있는 논리성을, 계획적 범죄라는 논리성을 덮어씌우는 희비극이 펼쳐진다.

이방인이 출간된 1942년,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하였다. 기존 가치는 무너지고 모두 숨죽이고 살아간다. 거대한 사회와 의식에 개인은 짓눌렸다. 2017년 자본주의란 거대한 유령이 한국사회, 아니 전 세계를 점령하였다. 여기에 국가주의까지 겹치면서 공감이라는 가치는 사라졌고 속도와 경쟁 속에 타인은 단지 오브제에 그치면서 타인의 언행에 꼬리를 물고 천편일률적인 공식 속에 집어넣으려 한다. 뫼르소가 그랬듯 타인의 행동은 이해가 아닌 '해석'의 대상이 된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이 지배하는 세계 속에서 논리의 남용, 체계적이고 수미일관한 설명을 한사코 제시하려는 욕구를 잠시 집어넣어 보자. 우연이라는 세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개인이 살아 숨 쉬는 사회를 원하면서.

뫼르소 자체는 이방인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그를 이방인으로 만든 것이다.



낭만이 가득차던 학창시절 과거와 돈이란 야수성이 갈라놓은 현재를 너무나 맛갈나게 그려냈다. 목적이 수단을 앞서니 덩달아 따라온 밝은 미래


2017.04.02

from 소소한 일상 2017.04.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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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정치인 유시민보다 작가, 아니 한 사람인 유시민으로 써내려간 인생론. 그가 인생을 살아가며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 가져야 할, 가졌으면 좋은 생각을 개인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확장해가며 철학적으로 말해준다. 삶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짐승의 비천함을 감수하면서 야수의 탐욕과 싸워 성인의 고귀함까지 결국 자기 힘으로 삶을 꾸려나가야 존엄과 품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함 속에서 자유로움과 열정, 설렘과 기쁨이 가득 찬 인생을 꿈꿔본다.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리처드 파인만.

천재 물리학자 파인만 이 펼치는 괴짜 이야기. 과정속에 결과가 있듯이 그는 천재 이전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한 소년이자 학생.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력, 성패보다는 결과를 통해 배우는 대담함을 가진 파인만. 그가 말했듯이 세상의 다른 부분은 어떤지 배우는 것, 다양성은 좋은 것이다. 물리 용어에 매몰되지 말고 큰 흐름을 통해 자녀교육, 대학교육에 대한 주제로 확장해서 펼쳐보면 어떨까.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


제목이 너무 이쁘지만, 내용은 창같이 가슴에 꽂힌다. '욕망'이란 단어를 중심으로 (너무나 흔하게 쓰이는) 인문학의 필요성과 통찰을 가진 독립적 주체로 서는 과정을 말해준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인 이 시점에 욕망이란 단어가 주는 부정성을 걷어내고 이성에서 욕망으로, 보편에서 개별로 우뚝 서서 '나'만의 무늬를 그려보자.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古 김대중 대통령은 의견(생각)이 있는 사람을 좋아했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의견이 없는 사람이었다. 작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글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한 권으로 써냈다. (진솔한) 글을 통해 사람을 볼 수 있듯이 그는 연설문이란 글을 통해 사람을 알아갔다. 책은 글, 생각, 글이란 구성을 반복한다. 글쓰기 입문서이자 기본서로 추천.





2017년 마지막 저녁. 수원 형 집으로 수육 먹으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끄적끄적.

비주류로 살아간다는 것.

한 해가 저물어간다. 어렸을 땐 딱히 어떤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 가끔 되돌아보며 멋진 어른일까 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럼 어떤 사람이 멋진 어른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독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씩 답을 찾아갔다.

표면적, 물질적 행복은 언젠가는 벗겨지고 소멸할 거라 믿기에(사실 내가 달성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기보다 다른 곳에서 즐거움을 찾아오면서 주류사회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다행인 건 사회성이 조금이라도 있어 너드(Nerd)꼴은 면한 점?

그러면서 원하던 게 몇 가지 있었다. 경제적 자유, 지적 호기심, 그리고 흔히 말해서 꼰대, 나쁜 사람이 되지않기. 시간이 쌓일수록 답변이 명확해지지만, 그 답변이 누구에게는 소신인지 아집인지, 충고인지 참견인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질문을 던지고 답을 내려왔다.

그대가 아는 것만큼 난 좋은 애가 아니에요
나쁜 생각도 잘하고 속으로 욕도 가끔 해요
웃는 내 모습이 좋다면 슬픈 나도 좋아해 줘요
-치즈(CHEEZE), 퇴근 시간-

그렇다, 어떻게 항상 좋을 수 있을까. 추함과 더러움을 일정 부분 가진 게 인간이고 그게 나인데. 그럼에도 어느 정해진 직선과의 거리가 0으로 수렴해가는 점근선처럼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밝은 점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상에서 조금씩 싫어하고, 어두운 점도 나를 이루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잡초 같은 것들을 방치하기 보다는 직면하여 조금씩 뽁뽁 뽑아내고 싶다.

뭔가 바쁘고 통장잔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가슴 아픈 한 해였다. 그래도 그 돈은 돌아올 것이고 앞으로 더욱 모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통장잔고만큼 지적 교양이 덩달아 쌓이는 내년을 보내는 나 자신이 바라며. 수육에 소주 한 잔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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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화, 신파극을 들어내니 선명해진 한 사람의 고민, 책임감, 그리고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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