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영화중 하나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나이트이다. 영화제목에서 보듯 배트맨이란 존재는 악과 싸우기 위해 어둠이 필요하다. 고담이란 도시에서 나약한 주민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폭력과 악을 대신 표현하는 인물에 따라 배트맨은 선과 악의 경계선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리기를 하고 있다.
.
반면 조커는 최고의 악당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원하는 것이 돈도 권력도 아니라 그저 악에 대한 시험이라는 점이다. 조커는 영리하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약한 인간들을 이용한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존재하지 않기에 각자가 가진 약점들을 하나 둘씩 이용해서 그들에게 악을 행하게 만들어 버린다.
.
이렇게 영화에서 배트맨과 조커는 서로 대립적 처럼 보이지만 서로 지향하는 방향만 다를 뿐, 배트맨과 조커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붙어있는 존재다.
.
우리는 세상을 구분 짓는 행위를 통해서 동질감이나 일체감을 느끼지만, 반대로 이를 통해서 차별과 증오를 표출하기도 한다. 절대선과 절대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모든 것은 언제나 상대적이다. 내가 있는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시대 정신에 따라서 언제나 변한다. 단지 나의 판단이 너와 나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분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선, 서로를 넘어 공동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올바른 사회에 대한 자신만의 답변을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대선이 의미있는 점은 보다 많은 국민들이 올바른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
19대 대통령이 누가 되었든지 역대 최대 정부적자, 국가부채, 사회양극화를 넘어 THAAD를 비롯한 외교관계등 수많은 똥들을 치워야 하고 이 과정에 다양한 권력들이 언론을 통해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고 물어 뜯으면서 권력을 공고히 할것이다. 올바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기대해야 할것은 투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론에 대한 필터링, 출처를 통해 색안경을 벗고 새로운 대통령을 보는것이 아닐까.
.

투표안하신 분들은 꼭 하길바라고 침착한 마음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자. 세상은 판 뒤집듯 쉽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내일로 다가온 19대 대통령 선거 시점에 적어본 간단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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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힘

from 작은 생각 2017.10.02 19:41


예전에 누군가 기다리면서 적었던 메모. 

이번 1984를 읽으면서 새롭게 다가왔던 부분은 이중사고, 그리고 언어에 의한 통제였다. 책 중에 나오는 신어는 단어의 단순화가 핵심인데 이것은 결국 의미의 확장과 쓰임을 통제함으로써 대중의 사고를 통제하는 것이다. 단지 재밌다, 맛있다 등 늘상 구어체로 쓰이는 단어에 익숙해지면 우리의 사고는 확장이 아닌 자본과 미디어의 힘에 의해 점차 축소될 것이다. 언어는 힘이고 권력이자 우리가 저항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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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from 작은 생각 2017.10.02 19:14


삶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처음에는 희뿌연 공기와 같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공기는 점점 더 또렷하고 단순한 형태를 띤다는 것. 공중에 떠다니는 빛의 알갱이를 잡아 보려하지만 손가락 끝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아 느끼는 허무함, 그것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남이 아니라 자신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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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몸부림,

간만에 평일에 쉬는 날이라 성신여대 쪽 마카롱을 사러 자가용보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를 타니 창문을 통해 펼쳐지는 풍경을 찬찬히 응시할 수 있었다. 이동의 과정을 음미하면서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예측의 과정 없이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것을, 아직 봄기운이 남긴 풍경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굳이 풍경만이 아닌 인간의 감정이 그렇고 삶도 그런 것 같다. 예측하지 못한 것이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 안 좋은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결국 내 앞에 있는 현실인데.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란 영화에서 나온 대사인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열기전 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른다."란 대사처럼 삶이란 달콤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밝은 것만 바라보기에는 너무 작은 인생이다. 선물 포장을 마치고 산딸기 맛 마카롱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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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 저녁. 수원 형 집으로 수육 먹으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끄적끄적.

비주류로 살아간다는 것.

한 해가 저물어간다. 어렸을 땐 딱히 어떤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 가끔 되돌아보며 멋진 어른일까 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럼 어떤 사람이 멋진 어른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독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씩 답을 찾아갔다.

표면적, 물질적 행복은 언젠가는 벗겨지고 소멸할 거라 믿기에(사실 내가 달성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기보다 다른 곳에서 즐거움을 찾아오면서 주류사회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다행인 건 사회성이 조금이라도 있어 너드(Nerd)꼴은 면한 점?

그러면서 원하던 게 몇 가지 있었다. 경제적 자유, 지적 호기심, 그리고 흔히 말해서 꼰대, 나쁜 사람이 되지않기. 시간이 쌓일수록 답변이 명확해지지만, 그 답변이 누구에게는 소신인지 아집인지, 충고인지 참견인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질문을 던지고 답을 내려왔다.

그대가 아는 것만큼 난 좋은 애가 아니에요
나쁜 생각도 잘하고 속으로 욕도 가끔 해요
웃는 내 모습이 좋다면 슬픈 나도 좋아해 줘요
-치즈(CHEEZE), 퇴근 시간-

그렇다, 어떻게 항상 좋을 수 있을까. 추함과 더러움을 일정 부분 가진 게 인간이고 그게 나인데. 그럼에도 어느 정해진 직선과의 거리가 0으로 수렴해가는 점근선처럼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밝은 점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상에서 조금씩 싫어하고, 어두운 점도 나를 이루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잡초 같은 것들을 방치하기 보다는 직면하여 조금씩 뽁뽁 뽑아내고 싶다.

뭔가 바쁘고 통장잔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가슴 아픈 한 해였다. 그래도 그 돈은 돌아올 것이고 앞으로 더욱 모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통장잔고만큼 지적 교양이 덩달아 쌓이는 내년을 보내는 나 자신이 바라며. 수육에 소주 한 잔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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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안다는 것

from 작은 생각 2016.11.02 08:00


*사진은 홍대근교를 뛰는 런서울 러닝 사진

핸드폰 메모 정리하다 학생때 적었던 글 발견.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친근하지 않고 멀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 인간의 삶 자체, 우리의 삶 현재가 시간이 지나버리면 역사가 되는 것이다. 다만 역사라는 것은 큰 사건, 기록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만 골라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역사를 모른다는 것은 오늘날 우리의 삶에 대한 책임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고, 과거를 모르면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미래의 삶조차도 전혀 전망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

소설가 조정래 작가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숙명적으로, 운명적으로, 좁은 땅덩어리에서 끝없이 핍박 받고 침략 받으면서 고통스럽고 괴로움 속에 살아온 우리민족 같은 경우에는 역사를 모르면 또 그런 일을 당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역사를 알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문학과 역사는 불가분의,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
사회적 고민을 가진 책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짧게는 10년, 길게는 평생의 영혼의 작업이 응축, 줄여서 모아진 엑기스이다. 그런데 그것들이 수 없이 많이 나오는 것 중에 또 고르고 골라놓은 것들을 명저, 명적이라 한다. 그러므로 내 영혼이 깨어있기를 바라고 내가 사물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기를 바란다면 그리고 내가 사람으로서 품격을 지닌 지식적 교양인이고 싶어 한다면 책을 읽지 아니하고 어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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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역사


*사진출처: 전원속의 내집(네이버)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시공을 담당하면서 나중에 하고 싶은 것이 내 집을 '직접' 짓는 것. 공간에 대한 철학을 구현하는 설계는 부족하기에 건축사에게 맡기고 (실시)도면을 받아 업체를 선정해서 기초부터 마감까지 개인주택을 시공하는 것은 은퇴후 해보고 싶은 하나의 과정. 카테고리를 하나 더 추가해서 내가 좋아했던 공간사진 및 메모를 틈틈히 남겨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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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공감됐던 인터뷰. 20대가 되기도 전에 죽음이라는 단어를 겪고 나니 지금은 웬만한 일에 둔감해진다. 행동이나 마음가지에 힘든게 없이 자연스레 강해졌지만 뭔가 감정에 둔감한 느낌. 당시는 말 못할 정도로 까마한 터널속을 계속 걷는것 같았지만 지금은 조금이나마 빛이 보이지만 그때의 결과는 변한게 없다 ・・・
.
“애들 대학 때문에 아내가 애들 둘 데리고 미국에서 생활을 했었어. 난 지방에서 일하고 있었고. 가고 한 1년 좀 지났을까, 엄마가 아프다고 애들한테 급히 연락이 왔어. 빨리 귀국하라 그랬지. 인천공항에 아내가 딱 내렸는데, 얼굴을 보니까 완전히… 이상해. 애들도 크게 걱정 안하고 아내도 괜찮다고 하는데, 나는 단번에 알 수 있겠더라고. 마치 아주 화사했던 꽃이 조금씩 물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지더라니까. 바로 큰 병원으로 데리고 갔지. 의사가 이제 검사 결과를 얘기해주는데... 딱 3개월 잡더라고.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그 얘길 듣고 그냥 주저앉아버렸어. ‘아… 어떻게 해. 이걸 어떻게 해.’ 이 말 밖엔 안 나와. 근데 또 내가 무너지면 우리 애들 셋 어떡해. ‘내가 이러고 있어선 안 되겄다. 정신을 차려야지.’ 하면서 마음을 다 잡았지. 의사가 그래도 최선을 다 해 볼 테니 빨리 입원을 시키자 해서 일단 입원을 시켰어. 그 당시 난 쉰 둘 이었으니까 사표를 쓸 수도 없고, 앞날 생각도 해야 하잖여. 그래서 평일은 일하고, 금요일 오후에 올라가서 병원에 있다가 일요일 밤에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어. 그냥 울면서 올라와서 울면서 내려가는 거여. 평일엔 병의 진척을 계속 전화로 보고 받고, 아내랑 전화하는데, 얼마나 통증을 느껴버리는지 전화 너머로 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여. 아내가 나 보면 그 아픈 와중에 그래도 웃으려고, 조금이라도 웃는 표정을 지으려 하는데... 그렇게 8개월 치료 받고 장례를 치렀어. 참 그런 거를 겪고 나니까, 사람이 이제 뭐 어지간한 일이 있다 해도 눈도 깜짝 안 하게 되더라고. 굉장히 강해졌다고 해야 할까, 아니 무뎌져 버린 거지. 누가 무슨 일 있었다 해도 ‘아 그려. 응, 그려.’ 이러고 말아. 대책이 있어서 그걸로 좋아졌으면 내가 해줄 말이 있는데, 그 외에는 해줄 말이 없어. 내가 봤던 결과는 죽음 뿐이었으니까.”
.
#인생 #가족 #아버지 #서울 #seoul #photography #humansof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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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과 긴호흡.

점심시간에 적어보는 잡글. 최근 연설문이 화제다. (사전상의)연설문이란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적은 글이다. 타인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것이다. 사실 자신의 주장을 글로 옮기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매사 사건하나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며 이것을 논리적으로 긴글로 풀어내기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는 매사 바쁘게 살아가면서 짧은 호흡에 익숙하다. 짧은 호흡도 중요하지만 이 시점을 돌아보면서 긴호흡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서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침착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옮기는 그런 과정. 자극적인 이미지, 짧은 글에 잠시 벗어나 쓸데없어 보이지만 온전히 긴글을 읽고 쓰는것에 익숙해지는 것. 더불어 과도한 겸양 지향, 짧고 간결한 글, 누구나 하는 얘기말고 내 얘기하기등. 대통령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하나 배워간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 라 하지만 어제 붉어진 이화여자 대학교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문제와 학내 시위에 경찰투입 연계성, 언론에서 뽑는 제목의 주체의 차이성(경찰 1600명 투입과 이화여대 학생 3일째 본관 점거/교수 구출 이라는 제목에 따라 매우 다르게 읽힌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하고 침묵보다 분노해야 하지 않을까. 시위는 결국 말할 채널이 막혀 최후의 수단으로 모이는 것이고 나와 상관없다 치부해 버리면 정작 내가 외칠 때 아무도 주목하지 않기에. 시위=빨갱이란 프레이밍은 너무나 무섭게 우리사회에 아직도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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