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공감됐던 인터뷰. 20대가 되기도 전에 죽음이라는 단어를 겪고 나니 지금은 웬만한 일에 둔감해진다. 행동이나 마음가지에 힘든게 없이 자연스레 강해졌지만 뭔가 감정에 둔감한 느낌. 당시는 말 못할 정도로 까마한 터널속을 계속 걷는것 같았지만 지금은 조금이나마 빛이 보이지만 그때의 결과는 변한게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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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대학 때문에 아내가 애들 둘 데리고 미국에서 생활을 했었어. 난 지방에서 일하고 있었고. 가고 한 1년 좀 지났을까, 엄마가 아프다고 애들한테 급히 연락이 왔어. 빨리 귀국하라 그랬지. 인천공항에 아내가 딱 내렸는데, 얼굴을 보니까 완전히… 이상해. 애들도 크게 걱정 안하고 아내도 괜찮다고 하는데, 나는 단번에 알 수 있겠더라고. 마치 아주 화사했던 꽃이 조금씩 물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지더라니까. 바로 큰 병원으로 데리고 갔지. 의사가 이제 검사 결과를 얘기해주는데... 딱 3개월 잡더라고.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그 얘길 듣고 그냥 주저앉아버렸어. ‘아… 어떻게 해. 이걸 어떻게 해.’ 이 말 밖엔 안 나와. 근데 또 내가 무너지면 우리 애들 셋 어떡해. ‘내가 이러고 있어선 안 되겄다. 정신을 차려야지.’ 하면서 마음을 다 잡았지. 의사가 그래도 최선을 다 해 볼 테니 빨리 입원을 시키자 해서 일단 입원을 시켰어. 그 당시 난 쉰 둘 이었으니까 사표를 쓸 수도 없고, 앞날 생각도 해야 하잖여. 그래서 평일은 일하고, 금요일 오후에 올라가서 병원에 있다가 일요일 밤에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어. 그냥 울면서 올라와서 울면서 내려가는 거여. 평일엔 병의 진척을 계속 전화로 보고 받고, 아내랑 전화하는데, 얼마나 통증을 느껴버리는지 전화 너머로 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여. 아내가 나 보면 그 아픈 와중에 그래도 웃으려고, 조금이라도 웃는 표정을 지으려 하는데... 그렇게 8개월 치료 받고 장례를 치렀어. 참 그런 거를 겪고 나니까, 사람이 이제 뭐 어지간한 일이 있다 해도 눈도 깜짝 안 하게 되더라고. 굉장히 강해졌다고 해야 할까, 아니 무뎌져 버린 거지. 누가 무슨 일 있었다 해도 ‘아 그려. 응, 그려.’ 이러고 말아. 대책이 있어서 그걸로 좋아졌으면 내가 해줄 말이 있는데, 그 외에는 해줄 말이 없어. 내가 봤던 결과는 죽음 뿐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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